핵심 가치에 집중하라

경영자의 본질적 역할은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크고 작은 목표들 사이의 우선 순위를 정하여, 끈기있게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소한 사항에 집착하거나 불필요한 고집을 부리는 경영자가 많습니다. 이러한 집착은 경영자가 사업에 대해서 가지는 애착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자가 사업에 애착을 갖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지만, 방향이 틀리거나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됩니다. 과도한 열정과 자신감은 경영자로 하여금 경영자가 아닌 자폐적 관점을 가지게 합니다. 물론 자폐적 관점이 최적 제품과 솔루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 또한 나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스스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예상하고 파악하여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써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써보고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예상 자체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충분히 고민해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자폐적 관점은 경영자로 하여금 이러한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자폐적 관점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고민한 것들을 작품 안에 모두 넣으려고 합니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합니다. 자폐적 관점을 가진 자에게는 창작 과정에서 느끼는 자기 만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용 절감이나 사용자 편의 증대는 다음 문제입니다. 자기 만족을 채우는 것이 곧 사업의 완성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경영자 관점에서는 가장 적은 노력으로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좋은 제품입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자기 욕심을 배제하고 오직 목표 달성을 위한 우선 순위에 집중합니다. 우선 순위가 낮은 사항은 필요한 구색만 갖추거나 버립니다. 목표 달성 여부는 창작자의 자기 만족이 아닌 사용자 편의나 수익성 따위로 판단합니다.

사용자 관점 역시 경영자 관점에 더 가깝습니다. 사용자는 제품 개발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쏟았는지 알려고 들지 않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저 쓰기 편하고 필요한게 되면 그만입니다. 핵심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것을 비울 수록 쓰기 좋고 편한 제품이 됩니다. 비울 수록 채워진다는 선문답 처럼요.


기능에 철학을 직접 반영하는 것을 삼가해야 합니다. 철학이 반영된 기능은 결국 누구도 원하지 않는 애물단지가 되곤 합니다. 기능은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철학이 반영되는 지점은 기능이 아닌 사명. 사명과 비전과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만 세부 기능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경영자는 개인적 욕심을 버리고 경영 목표와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합니다. 방대하고 세세한 계획을 단번에 이루려 하지 말고, 비전에서 도출된 목표와 우선순위에 입각하여 최소 지점부터 차근차근 나아가야 합니다. 진정한 경영자라면 자기 만족을 위한 심오한 작품이 아닌 사용자 편의를 위한 쉽고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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